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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하이닥 의학기자 박찬호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박찬호 원장ㅣ출처: 하이닥
발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중요한 신체 부위로, 발에 상처나 통증이 생기면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워지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에게 발 관리는 혈당 관리만큼이나 중요한데요. 당뇨병으로 인해 발의 피부나 점막 조직이 손상되어 궤양이 생기는 ‘족부 궤양’을 주의해야 하죠.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신경병증과 하지의 말초혈관질환이 연관되어 궤양, 감염 또는 심부 조직의 손상이 생기는 것인데요. 당뇨병 환자의 15~25%에서 발생할 만큼 발병률이 높으며 심각한 경우 하지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매우 작은 상처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제대로 관리한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체내에 순수한 산소를 고압으로 공급하는 치료인 ‘고압산소치료’가 여러 증상을 개선하는 데에 효과가 좋은데요.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외상 및 화상 치료에 사용되던 치료 방법입니다.

혈액 내 산소 양을 증가시키는 고압산소치료, 효과적인 경우는?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더 높은 압력이 가해진 챔버 속에서 100%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법으로, 혈액 내 산소가 증가하는 효과를 줍니다. 이때 헤모글로빈이 아닌 혈장과 조직액의 산소량이 직접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산소부족으로 인한 증상과 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당뇨발
우리 몸속 산소는 혈관 속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함께 전신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당뇨병이 오래되면 다리로 흐르는 혈관들이 막히게 되고, 산소가 이동하기 힘들어집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말초신경이 손상되어 상처가 쉽게 발생하고 잘 아물지 않으며, 여러 세균에 감염되어 결국 썩어들어가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 즉 당뇨발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인위적으로 고기압 상태를 만들어주는 챔버 안에서 고농도 산소를 흡입하는 치료를 시행하면, 혈색소와 결합하는 산소량은 동일하지만 혈장에 녹는 산소량은 일반 대기압과 비교했을 때 무려 10~15배 증가하게 됩니다. 혈장에 녹아든 다량의 산소는 혈관이 막혀 적혈구가 통과하지 못했던 말초 조직까지 고농도 산소를 공급해 혈관 생성과 부종 감소, 상처 회복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고압산소치료가 당뇨발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존에 시행하던 전통적인 치료 방법과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한다면 치료에 필요한 기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말초조직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고압산소치료를 통해 말초조직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2. 화상치료
고압산소치료는 순도 100%에 가까운 농도의 산소를 공급해 손상을 입은 세포의 재생을 돕는 치료법으로, 몸의 자연 치유력을 극대화하여 흉터를 최소화하고 화상치료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고압산소치료는 산소 공급이 적은 부위에 고농도 산소를 전달하여 조직의 회복 속도를 높이는 치료로, 혈장 내 산소 농도가 10배 이상 증가하여 화상치료와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3. 말초신경병증
말초혈관질환은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동맥 혈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동맥경화증에 의해 대동맥과 그 분지 혈관인 하지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데, 이는 팔이나 다리에 혈액순환 장애를 가져옵니다. 이 때문에 말초신경을 구성하는 감각신경이나 운동신경 등이 손상되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주로 감각이 둔화되면서 저리거나 쑤시는 감각이 생기고, 부종, 화끈거림, 통증, 열감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저녁이나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렇게 혈관이 막혀서 혈액 공급이 끊기면 신경이 필요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이상이 생기고, 특히 발에 다양한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하며,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진행하여 궤양이나 괴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말초혈관질환이 있으면 상처 부위로 혈액 공급이 감소하여 영양소와 산소 공급량이 줄어드는데, 이때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면 인체 내의 산소 농도가 높아지며 저산소 상태가 개선됩니다. 또 신진대사와 해독능력을 높여 노폐물이나 체내 독소 등을 제거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면역력과 항산화력 향상, 혈액순환 개선 등을 통한 조직의 회복 속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고압산소치료는 항암치료에도 많이 사용되며, 난치병으로 알려진 다양한 급성 및 만성질환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같은 고압산소치료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병변에 맞는 치료 방법이 시행돼야 하며, 숙련된 전문가의 노하우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전문가와 상의를 거쳐 잘 치료받아 빠르게 쾌유하시기를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찬호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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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서울찬정형외과의원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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